졸리비, 컴포즈커피를 4,700억에 인수한 이유는?

필리핀에서 태어나 전 세계로 확장 중인 졸리비(Jollibee)는 단순한 패스트푸드 체인을 넘어선 상징적인 브랜드다. 치킨조이(치킨 메뉴)와 달콤한 스파게티, 햄버거가 대표 메뉴로, 필리핀 국민 대부분이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고향의 맛'으로 여긴다.

놀라운 점은 맥도날드가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반면, 필리핀에서는 졸리비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브랜드 중 점포 수 기준 24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업체를 제외하면 5위 안에 들 만큼 규모와 성장세가 모두 뛰어나다.

졸리비의 성장 배경

• 설립: 1975년, 토니 탄 창업
• 확장 전략: 자체 브랜드 개발 외에도 글로벌 M&A 적극 활용
• 대표 인수 사례:
  • 커피빈 앤 티리프 (미국)
  • 팀호완 (홍콩 딤섬 브랜드)
  • 던킨도너츠 중국 사업권
  • 버거킹 필리핀 사업권

졸리비는 단순히 현지화 메뉴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입지를 넓히고 있다.

왜 한국 커피 시장인가?

세계적으로 커피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중에서도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 3위에 달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저가 커피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며 기존 프랜차이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졸리비는 2023년 7월,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약 3,300억 원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전체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무려 4,700억 원 규모다.

졸리비의 전략적 선택

졸리비는 필리핀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번 인수가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 시장은 수익성과 전략적 가치가 높은 시장"
• "저가 커피의 글로벌 성장 트렌드를 주도할 관문이 될 것"

컴포즈커피, 선택받은 이유는?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졸리비는 왜 컴포즈커피를 선택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운영 구조, 수익성, 브랜드 성장 가능성에 있다.

강력한 원가 경쟁력

컴포즈커피는 부산에 자체 로스팅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원두를 직접 대량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는 원두 수급 안정성과 낮은 단가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한다.

뛰어난 수익률

2023년 기준 컴포즈커피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4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저가 커피 시장에서 매우 이례적인 수치로, 사업 구조 자체가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글로벌 확장성

브랜드 모델로 BTS의 뷔를 기용하며 국내외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졸리비는 뷔의 영향력을 통해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컴포즈커피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저가 커피 시장, 그 위상은?

한국은 단순한 커피 소비국을 넘어, 카페 문화를 선도하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3,000원 이하의 커피를 제공하는 저가 브랜드들의 급성장은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표 저가 커피 브랜드 예시

• 컴포즈커피
• 메가커피
• 더벤티
• 빽다방

이 중에서도 컴포즈커피는 직영 로스팅 시스템, 빠른 가맹 확장, 마케팅 전략이 돋보이는 브랜드로, 졸리비의 글로벌 전략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졸리비의 장기 계획과 시너지

졸리비는 이미 베트남의 하이랜드 커피와 미국의 커피빈을 인수한 바 있다. 여기에 컴포즈커피를 더함으로써 아시아와 북미를 아우르는 글로벌 커피 포트폴리오를 완성해가고 있다.

• 하이랜드 커피: 베트남 내 강력한 브랜드 파워
• 커피빈: 미국 및 글로벌 주요 도시 점포 확보
• 컴포즈커피: 한국 시장 기반, 저가 커피 전문성

세 브랜드 간의 공동 로스팅, 마케팅 협업, 물류 통합 등의 시너지를 통해 비용 절감과 시장 확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앞으로의 전망

졸리비는 컴포즈커피를 필두로 동남아시아에서 ‘K-커피’ 열풍을 이어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BTS 뷔의 글로벌 영향력을 활용한 브랜드 현지화 전략이 핵심이다.

• 단기적으로는 한국 내 입지 강화
• 중장기적으로는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으로 확산
• 장기적으로는 미국, 유럽 시장까지 커피 브랜드로 확장

마무리

졸리비의 컴포즈커피 인수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단단한 수익 구조와 원가 경쟁력을 지닌 컴포즈커피는 졸리비가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완벽한 퍼즐 조각이 됐다.

이제는 단순히 지나가다 보던 노란 간판이 아닌, 글로벌 커피 브랜드로 도약할 가능성을 품은 이름, 컴포즈커피가 되었다. 몇 년 뒤 동남아 어느 골목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외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지도 모른다.

빚내서 주식 투자해도 될까? 몇십만 원, 몇백만 원 소액이라도 해보는 게 좋을까?